這條小魚在乎 – 王OK & 洪佩瑜 (2024)

Reviews / Music

王OK의 복고풍 홍보 사진
王OK — ‘今日宜着迷’ 홍보 사진. 출처: 新视线 / 新浪.

王OK를 처음 알게 된 것은 ‘Before Spring Ends’를 통해서였다. 노래가 좋아서 다른 곡도 찾아보게 됐다고 말하면 아주 깔끔한 설명이겠지만, 솔직히 외모에 눈길이 갔던 것도 부정할 수는 없다.

예쁘다. 그런데 노래를 시작하면 조금 다른 의미로 매혹적이다.

얼굴을 보고 기대했던 목소리와 실제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반드시 같을 필요는 없겠지만, 그 사이에 묘한 간격이 있을 때 더 오래 기억하게 되는 것 같다. 王OK는 내게 그런 경우였다. 눈길을 붙잡는 외모에 목소리까지 취향이면, 다음 곡을 찾아보는 것은 거의 정해진 수순이다.

그렇게 듣게 된 곡이 洪佩瑜와 함께 부른 ‘這條小魚在乎’다. 영어 제목은 ‘I’m a Little Fish’.

王OK / Wang OK (v, 작사·작곡)
洪佩瑜 / Pei-Yu Hung (v)
陳建騏 / George Chen (프로듀서)

평소 듣는 음악을 생각하면 조금 뜬금없는 선택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로울링과 더블베이스 드럼이 쏟아지는 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작은 물고기라니.

하지만 음악을 찾아 듣는 이유가 언제나 같을 수는 없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소리가 필요한 날도 있고, 그냥 목소리가 좋아서 듣는 날도 있다. 이 곡은 확실히 후자다. 뭘 더 분석하거나 장르를 구분하기 전에, 이 사람이 조금 더 노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王OK의 목소리는 마냥 맑고 가볍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부드러운 소리 안에 살짝 거친 결이 있고, 그 결 때문에 오히려 귀를 더 기울이게 된다. 매끈하게 다듬어진 표면보다는 손끝에 조금 걸리는 질감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처럼.

王OK의 복고풍 홍보 사진
王OK — ‘今日宜着迷’ 홍보 사진. 출처: 新视线 / 新浪.

개인적으로는 그 목소리와 얼굴의 분위기가 함께 있을 때 매력이 더 커진다. 노래를 듣다가 영상을 보게 되고, 영상을 보다가 다시 목소리에 집중하게 되는 식이다. 외모 이야기를 굳이 빼놓고 고상한 음악 감상인 척할 필요도 없겠다. 처음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니까.

다만 다른 곡까지 찾아 듣게 만드는 건 결국 목소리다.

함께 부른 洪佩瑜는 대만의 가수 홍페이위다. 2023년 앨범 ‘明室’로 금곡장 신인상을 받았는데, 그 이전에도 노래와 무대 경험이 있었고 한동안 극장과 공연 쪽에서 활동하다 다시 음반 작업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름 앞에 붙은 ‘신인’이라는 말만으로는 그동안의 시간을 짐작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이 곡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 있다는 점도 좋다. 좋아하는 목소리 하나를 계속 듣는 것과, 그 목소리가 다른 사람의 소리를 만나 달라지는 것을 듣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王OK를 찾아 들어왔지만 洪佩瑜의 이름도 기억하게 된다. 좋은 협업은 대개 이렇게 다음에 들을 음악을 하나 더 남긴다.

제목에 등장하는 작은 물고기에도 배경이 있다.

홍페이위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 노래의 영감은 해변에 밀려온 물고기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는 아이의 이야기에서 왔다고 한다. 수많은 물고기 앞에서 한 사람이 하는 일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손에 들린 물고기에게는 그것이 전부일 수 있다는 이야기.

그 배경을 알고 보면 제목의 ‘在乎’가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신경을 쓰고, 마음을 두고,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이 작은 물고기에게는 중요한 일’ 정도로 받아들이니 귀여운 제목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남이 보기에는 사소해도 나에게는 중요한 일이 있다. 설명하다 보면 괜히 유난을 떠는 것 같아서 말을 줄이게 되는 일도 있고, 별일 아니라며 넘겨놓고 혼자 계속 생각하는 것도 있다. 누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해서 내가 느끼는 무게까지 가벼워지는 건 아닌데 말이다.

이 곡에 마음이 가는 것도 그런 쪽이다. 대단한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보다는, 오늘 내가 좋아하는 것 하나쯤은 제대로 좋아해도 되겠다는 기분.

王OK의 복고풍 홍보 사진
王OK — ‘今日宜着迷’ 홍보 사진. 출처: 新视线 / 新浪.

물론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하며 찾아 들은 것은 아니다.
시작은 ‘Before Spring Ends’였고, 王OK의 매혹적인 외모와 목소리였다. 그러다 다른 노래를 듣고, 함께 부른 사람을 찾아보고, 작은 물고기 이야기까지 읽게 됐다.

한 사람의 목소리에 끌려 들어갔다가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되는 일이 있다.

이 곡이 그렇다.

Track Listing

1. 這條小魚在乎 — I’m a Little Fish

YouTube Music에서 듣기 · 싱글 제작 다큐멘터리

참고: 洪佩瑜 인터뷰 — Marie Claire Taiwan

#王OK #洪佩瑜 #這條小魚在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