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in the Sky – Mikayla Geier (2025)

우연히 듣게 된 노래다. 가수 이름도 낯설었고, 어떤 음악을 하는 사람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가끔 그런 곡이 더 쉽게 마음에 들어온다. 별다른 기대 없이 듣다가, 곡이 끝날 즈음 누구 노래인지 확인하게 되는 경우.

Mikayla Geier의 ‘piano in the sky’가 그랬다.

제목만 보면 구름 위로 피아노 선율이 흘러가는 잔잔한 음악을 상상하기 쉽다. 그런데 이 곡은 꽤 발랄하다. 통통 튀는 분위기에 목소리가 가볍게 올라타고, 멜로디가 귀에 금방 붙는다. 어딘가 장난스럽고, 조금은 능청스럽다. 심각하게 앉아서 듣기보다는 걷다가 슬쩍 발걸음을 맞추게 되는 쪽이다.

Mikayla Geier 홍보 사진
사진: Sara Mantich (출처 표기 기준) / Grimy Goods

분위기를 설명하려고 하니 Lily Allen의 ‘Smile’이 떠오른다. 두 곡의 리듬이나 목소리가 똑같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마냥 행복한 내용은 아닌데, 음악은 싱긋 웃는 얼굴로 이야기를 건네는 그 느낌이 닮았다. 속상한 일이 있어도 일단 어깨를 으쓱하고 말하는 사람 같다.

조금 다른 방향에서는 Lenka의 ‘The Show’도 생각난다. 알록달록하고 가벼운 첫인상에, 생각보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삶이 들어 있는 노래. 듣기 편하고 귀엽지만 그 안의 사람까지 아무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piano in the sky’도 그런 온도 차가 매력적이다.

이 두 곡 사이 어딘가를 떠올리면 대략적인 인상은 전해질 것 같다. 밝고 친근한 팝인데, 표정에는 약간의 투덜거림이 섞여 있다.

가사 내용을 찾아보니 그 인상이 이해된다.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이야기다. 주변에서는 기다리면 된다고 하지만, 정작 당사자에게는 그 기다림이 썩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하늘의 피아노라는 엉뚱한 이미지도 그런 답답함을 익살스럽게 표현하는 쪽으로 다가온다.

나는 이 정도의 익살이 좋다. 외로움을 이야기하면서도 노래 전체를 축 처지게 만들지 않는 것. 답답한 마음을 귀여운 모양으로 빚어 놓았는데, 그렇다고 감정까지 가볍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혼자 조금 투덜거리다가 다시 밖으로 걸어 나가는 장면이 떠오른다.

목소리도 이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노래를 크게 펼쳐서 압도하기보다는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인상이다. 멜로디를 따라가는 동안 말의 표정도 함께 느껴져서, 짧은 곡인데도 부르는 사람의 성격을 조금 알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물론 노래 한 곡으로 사람을 알 수는 없다. 다만 ‘이 사람은 다른 이야기도 재미있게 하겠는데’ 싶은 호감은 생긴다. 내게는 그게 꽤 중요한 첫인상이다.

궁금해서 조금 찾아보니 Mikayla Geier는 캐나다 밴쿠버 출신이고, 원래는 발레를 진지하게 공부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이후 음악으로 표현의 방향을 넓혔고, 춤은 지금도 영상과 공연에 이어지고 있다. 이 정도를 알고 나니 음악과 움직임을 함께 보여주는 방식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다.

Mikayla Geier 홍보 사진
사진: Sarah Mantich (출처 표기 기준) / Grimy Goods

아직 이 사람의 음악을 많이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어떤 앨범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설명할 만큼 들어 본 것도 아니다. 지금은 마음에 드는 한 곡을 발견하고, 그 옆에 놓인 곡들이 궁금해진 단계다.

그래서 오히려 기대가 있다. 이런 발랄함을 다른 노래에서는 어떻게 풀어낼지, 조금 느리고 차분한 곡에서는 목소리가 어떻게 들릴지 궁금하다. 같은 사람의 다른 표정을 찾아보는 일은 새로운 음악가를 알게 되었을 때의 재미 중 하나다.

‘piano in the sky’는 2025년 6월 18일 발표된 곡으로, 길이는 2분 10초다. 조금 더 듣고 싶을 즈음 끝나는 길이다. 내게는 그 짧음도 잘 어울린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재빠르게 건네고 사라지는데, 멜로디는 한동안 남는다.

우연히 들은 노래 하나 때문에 낯선 이름을 검색하게 되는 것. 생각해 보면 새로운 음악을 좋아하게 되는 과정은 대개 이 정도로 소박하다.

당분간은 이 곡을 조금 더 들을 것 같다. 그리고 다음에는 Mikayla Geier의 다른 노래를 눌러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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