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의 내한 공연에 일정 때문에 가지 못했던 것이 아직도 아쉽다. 음원으로 들어도 이렇게 노래하는데, 공연장에서 직접 들으면 어떤 느낌일까. 그 목소리가 공간을 채우는 순간을 경험해 보고 싶었는데, 결국 기회를 놓쳤다.
아도의 노래를 듣다 보면 한 사람의 목소리가 맞나 싶은 순간이 있다. 거칠게 긁어 내다가도 맑게 뻗고, 낮게 가라앉았다가 순식간에 높이 치솟는다. 창법과 음역을 넘나드는 모습에 강철 성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듣는 사람은 신나는데, 따라 부르려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가혹한 가수다.

그런 아도의 노래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向日葵’, ‘해바라기’다.
압도적인 가창력에 감탄하게 되는 곡도 많지만, 이 노래에는 조금 다른 마음으로 돌아오게 된다. 밝고 따뜻하다. 그런데 듣고 나면 이상하게 쓸쓸하다.

나는 이런 노래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처음부터 슬프다고 말하는 노래도 좋지만, 환하게 웃고 있는데 어딘가 마음에 걸리는 노래가 더 오래 남는다. 분명 기분 좋은 멜로디인데, 다 듣고 나면 괜히 지나간 일을 하나쯤 떠올리게 되는 음악.
‘向日葵’가 내게는 그렇다. 햇빛이 한창 쏟아지는 여름의 풍경인데, 이상하게 그 여름이 벌써 지나간 것처럼 느껴진다. 지금 눈앞에 있는 장면을 즐기면서도, 나중에는 이 순간이 그리워지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이 곡의 밝음은 마냥 들뜨는 쪽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 주면서도 한쪽을 조금 비워 둔다. 그 빈자리에 무엇이 들어가는지는 듣는 날마다 달라질 것 같다. 어떤 날에는 사람이, 어떤 날에는 장소가, 또 어떤 날에는 특별할 것 없었던 시간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아도의 목소리도 그 감정에 잘 어울린다. 부드럽게 들리는 순간에도 힘이 충분히 느껴지고, 감정이 커지는 부분에서는 목소리가 곧게 뻗어 나온다. 평소 온갖 소리의 표정을 보여 주는 가수라서인지, 이렇게 따뜻한 노래에서도 표현이 단조롭지 않다.
내가 이 곡에서 좋아하는 것은 그 힘이 주는 든든함이다. 노래가 밝다고 해서 가볍게 흘러가 버리지 않는다. 선율을 따라가다가 어느 순간 목소리에 마음이 붙잡힌다. 아도가 얼마나 잘 부르는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 보면 그냥 노래에 빠져 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向日葵’는 2023년 7월 11일 발표됐고, 일본 드라마 <18/40 — 두 사람이라면 꿈도 사랑도>의 주제가로 쓰인 곡이다. 작사와 작곡은 みゆはん(미유한), 편곡은 40mP가 맡았다.
아도는 이 곡을 해바라기처럼 곧은 ‘당신’을 향한 동경과 감사의 노래라고 소개했다. 그 설명을 읽고 나니, 내가 느꼈던 쓸쓸함도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누군가를 고맙게 생각하는 마음에는 그 사람이 곁에 있어 다행이라는 안도감도 있지만, 함께한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뒤늦게 깨닫는 마음도 섞일 수 있으니까.
물론 이 곡을 슬픈 노래라고 단정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내게 남는 여운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같은 노래를 듣고 누군가는 순수하게 힘을 얻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며 웃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웃다가 조금 쓸쓸해지는 쪽인 것 같다.
해바라기라는 제목도 마음에 든다. 크고 선명한 꽃이고, 햇빛과 여름을 쉽게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해바라기가 가득 핀 풍경을 오래 바라보는 장면을 상상하면, 왠지 시끌벅적하기보다는 조용하다. 이 노래를 다 듣고 난 뒤의 마음도 그와 비슷하다. 충분히 밝았는데, 마지막에는 혼자 잠깐 머물게 된다.

사진: Viola Kam (V’z Twinkle Photography) / Shore Fire Media
이런 곡을 좋아할수록 내한 공연을 놓친 일이 더 아쉽다. 그날의 공연과 별개로, 언젠가는 ‘向日葵’를 아도의 목소리로 직접 듣고 싶다. 음원에서 좋아했던 부분이 현장에서는 얼마나 다르게 와닿을지 궁금하다. 힘 있게 뻗는 목소리보다, 오히려 작게 시작하는 한 소절에서 더 마음이 움직일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기회가 온다면 이번에는 일정을 맞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때까지는 이 노래를 계속 듣게 될 것 같다. 밝은 노래를 듣고 싶을 때도, 조금 쓸쓸한 마음을 그대로 두고 싶을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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